티스토리 뷰

일기

개인 기록용 덕질 일기4

always_ua 2021. 7. 31. 02:45



오랜만에 쓰는 덕질일기. 아무래도 8월에는 복귀를 해서 일기를 더 못 쓸 게 뻔한데. 미루고 미루다 보니 복귀 전날 무리해서 일기를 남겨놓게 된다. 역시 사람은 미리미리 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하이브 뮤지엄을 다녀왔다. 사실 평소에는 미술에 문외한이라 전시회를 잘 가지 않는다. 간다고 해도 사진전? 직관적으로 바로 판단할 수 있는 걸 좋아하긴 한다. 프랑스 오르세 박물관에서 잤다고 하면 말 다했지 뭐. 르브르 박물관은 일정에 넣지도 않았다. 대신 경기도 열리지 않는 파리 생제르망의 경기장만 다녀왔더랬지.



 

근데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이 전시회를 연다면 가야지. 필참이지 이건. 일단 아무 날짜나 정해서 표를 질렀다. 하이브 뮤지엄에 도착해서 들어가자마자 든 생각은, 오 직원분들 옷 예쁜데? 점프슈트나 정비사옷에 환장하는 타입이라 옷부터 보였네. 사실 처음에는 입장티켓 말고는 세븐틴의 세자도 볼 수 없다. 이때는 왕 으뜸이를 정하지 못해서 포토 입장티켓은 고유번호 1번 에스쿱스로 했었다.

 



사실 덕질 하는 사람들끼리 다 모여서 전시를 구경한다는 것 자체가 신기하기도 했는데, 생각했던 것 보다 더 양질의 전시를 보고 왔다. 개인적으로 만족했던 부분은 도슨트. 각 아티스트들의 리더가 도슨트를 해준다. 헤드폰을 쓰고 갔는데 소리를 평소보다 조금 더 키우니 쿱스의 목소리가 양쪽 귀에 아주 서라운드로 선명하게 들려서 잠시나마 행복했다. 헤드폰으로 듣다 보니 직원분들의 설명을 듣기가 힘들어서 나중에는 헤드폰을 빼고 있었다.




 

전시회 분위기와 전시품들도 세련되고 힙했다. 배치나 영상 하나하나 공들인 느낌? 직원들이 고생했겠다 싶었다. 물론 여러 가수들의 전시가 섞여 있고 전시 된 양이나 내용에 차이가 있을 순 있었으나 좋은 경험이었다. 기회가 된다면 한 가수들의 전시회로만 꾸며서 전시회 진행을 해도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 열 번도 쌉가능...!




 

생전 처음 보는 분인데 덕질 하나로 말이 통하는 경험도 해보고. 쇼핑하는 걸 도와드리기도 하고 지방분이셔서 버스 타는 곳을 알려드리기도 했다. 덕후 대통합이 이런 건가? 사실 잘 모르겠지만 신기한 경험이긴 했다.

 



 

다녀온 사진을 인스타에 올렸더니, 회사 후배분께 연락이 왔다. 사실 자기도 캐럿이라는 고백과 함께! 나에게 덕질 친구가 생겼다. 회사에서 만난 동갑내기 덕질 친구라 회사 얘기도 할 수 있고 덕질 얘기도 할 수 있다. 거기다 동년배라 흘러가는 시대상을 얘기해도 말이 참 잘 통한다. 복 받았네. 복 받았어. 친구와 생일카페도 다니고 집에서 영상 파티도 했었는데, 그건 천천히 기록해야 겠다. 다시 부캐로 돌아오면 그때.

 



 

 

 

그리고 더 늦기 전에, 세븐틴의 전원 조기 재계약 소식에 대해서도 기록해놔야겠다. 13명이 끈끈하다는 건 늦덕이어도 너무 잘 알고 있었지만 기분 좋은 소식을 이렇게 일찍 접할 줄은 몰랐다. 사람들이 세븐틴은 우울할 틈을, 한 품을 틈을 안 준다고 하던데 격하게 공감한다. 재계약 소식을 기사로 접하고, 위버스에 한 명씩 찾아오는 멤버들을 보면서 팬으로서 행복함과 동시에 부러웠다. 좋아하는 일을 사랑하는, 너무나 가족 같은 친구들과 언제나 함께 하는. 그 느낌은 항상 궁금하긴 하다. 맨날 일하기 싫다고 노래를 부르는 나도 언젠가는 일의 기쁨을 알게 되겠지? 지금은 일의 슬픔만 너무 뼈저리게 느낀다.




 

복귀가 다가왔다. 세븐틴의 '하면 해' 정신으로 무장해서 한 달 불태우고 와야지. 내 일을 사랑하게 되기까지는 좀 오래 걸리더라도 소소한 행복을 찾으면서 좋아해 보려고는 노력해야겠다. 가만 보면 덕질하면서 멘탈관리 하는 법을 배우는 것 같네. 선한 영향이다. 고맙다 얘드라. 누나 돈 벌어올게ㅠ 하면 해!

 

 

댓글
글 보관함